유기견으로 입양해 3년 여 키운 6살 말티즈가 어느 날부터 눈시울에 눈물자국이 진해졌습니다. 동물병원서 검사 후 대공사를 해야 해서 충격에 빠졌는데요. 강아지 치석 제거와 발치까지 그 과정과 비용에 관해 정리해 볼게요.
< 목차 >
1. 평소와 달리 잘 안 먹고 눈물자국 심해진 강아지라면?
2. 강아지 치석 방치하다 잇몸 염증에 결국 발치까지
3. 치석 제거 비용과 발치 비용
4. 마치며
1. 평소와 달리 잘 안 먹고 눈물자국 심해진 강아지라면?
반려동물이 아프면 주인은 속이 타들어가죠. 지인이 입양한 말티즈는 어릴 때부터 가끔 저희 집에서 맡아주곤 했는데요.
늘 장난감을 물고 보란 듯 흔들며 함께 놀자고 보채던 녀석이 어느 날부터 의기소침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사료를 잘 먹지도, 간식을 줘도 냄새만 킁킁 하고 말뿐이었죠. 특이한 건 전과 달리 눈물이 자주 나서 하루에도 서너 차례 닦아주었다는 거예요.
깨끗한 거즈를 눈시울에 대면 금세 촉촉하게 젖을 정도로 눈물이 흘러있었죠.
처음엔 개도 입맛이 없고 기운이 없을 때도 있겠지 싶어서 대수롭잖게 생각했는데, 눈물이 심해지는 걸 보니 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더군다나 입냄새가 너무 심하게 났는데요. 사람도 어딘가 아프면 불쾌한 냄새가 날 때가 있잖아요.
그간 녀석의 양치질을 시키는 게 참 버겁긴 했어요. 습관이 제대로 들지 않아서 앞니와 옆니 속니까지 칫솔을 고루 문지르는 게 어려웠습니다.
냄새에 민감한 저희 어머니는 강아지가 잇병이 난 것 같다고 하시는 겁니다. 치석이 많이 보이고 냄새가 심하게 풍기는 데다 먹을 걸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게 아무래도 정말 그래보였습니다.
우리 집에서 영영 살 것도 아니었지만 수년 간 자주 봐온 정 때문인지 아프면 어쩌나 덜컥 걱정이 됐습니다.
주인이 돌아왔고, 우린 동물병원부터 찾았습니다.
2. 강아지 치석 방치하다 잇몸 염증에 결국 발치까지
말티즈 이 녀석은 야생에 유기된 상태에서 구조된 이래로 치석 제거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더라고요. 어쩌면 태어나서 한 번도 관리되지 못했을 지도 몰랐습니다.
동물병원에 예약한 제 시간에 도착했는데요. 전신 마취를 하고 치석을 제거하는데 경우에 따라 이빨상태가 심각하면 발치까지 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관련 내용이 담긴 종이를 건네받았습니다.
사람도 잇몸이 붓고 염증이 생기면 신경이 찌릿찌릿 곤두서는데 말도 못한 이 녀석은 대체 얼마나 아팠을까요.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빨 전체에 치석이 덕지덕지 붙어서 잇몸 속까지 염증이 퍼진데다 무려 10개나 발치해야 한다더군요.
10개나 한 번에 뽑는 게 괜찮은지 모르겠는데 괜찮다는 선생님 말에 결국 동의했습니다.
사람의 경우에도 사랑니 단 두개만 한 번에 뽑아도 볼 전체가 퉁퉁 붓고 정신이 없는데 이 조그만 강아지 이빨 10개를 한 번에 다 뽑는다고? 진짜 괜찮은 거 맞아? 마음이 영 편치 않았습니다.
병원 측에선 강아지의 치석 제거와 발치를 마무리하고 마취가 깨어나려면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릴 듯하니 그때 오라고 하더군요.
3. 치석 제거 비용과 발치 비용
치석 제거에는 30만 원 가량이 드는데 발치하는 개수가 워낙 많다 보니 병원비가 금세 불어났습니다.
이빨 하나 당 10만 원 안쪽인데 무려 10개나 됐으니까 사람 임플란트 비용처럼 부담은 커졌달까요.
다만 앞니처럼 자잘한 이빨은 좀 더 쌌고, 어금니 가까이 향하는 굵은 이빨의 경우 발치 비용이 더 비싸더라고요.
그렇게 치석 제거와 발치 비용까지 할인했다고는 하지만 대략 70만 원 중반대가 나왔어요, 주인은 선생님께 본인이 기초수급자인 사정을 설명했더니 뒷부분은 아예 깎아주셨습니다.
주인인 이 어르신은 본인 먹을 건 아껴도 강아지 먹는 것만큼은 돈 쓰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하시던 분이에요.
그렇더라도 병원비는 본인 사정 상 너무 큰 금액이라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아마 선생님도 그 마음을 잘 헤아려 주신 것 같아요.
강아지는 마취에서 깨자 자신의 앞다리에 꽂힌 링거 줄이 신경 쓰였던지 물어뜯는 통에 나오는 시간이 더 지체됐다고 해요.
동그란 깔때기를 목에 감고 모습을 드러낸 강아지는 눈망울이 더 촉촉해져 있었어요. 아무래도 할아버지의 손보다 젊은 사람이 간호해주는 게 낫겠다 싶었던지 강아지는 일주일여 저희 집에서 더 보살펴 달라고 부탁을 받았어요.
저도 그게 마음이 더 편하겠단 생각에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그날 밤 강아지가 어찌나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자던지 마음이 아파서 혼났습니다. 사람도 너무 아프면 여름에도 한기가 들 때 있잖아요.
그런 때는 이불이라도 덮어 달라 할 텐데 방석 위에 웅크린 녀석은 대체 어떤 상태인 건지 알 길이 없었죠.
평소 듣도 보도 못한 크게 앓는 소리에 어떡해야 하나 지켜보다가 꼴딱 날을 새고 말았네요.
다음 날 사료를 믹서에 곱게 갈아서 그릇에 놓아주었는데, 배가 고팠던지 그걸 핥아서 먹긴 하더라고요. 덕분에 처방받은 약도 먹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4~5일이 지나니 강아지는 꼬리 마는 힘도 더 들어가고 가까이 다가와 안기기도 했습니다. 통증이 많이 사라진 듯해 다행이었죠.
이제는 양치도 잘 하고 치석 관리 야무지게 해서 남은 이빨 보존하도록, 주인과 함께 그 방법을 배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4. 마치며
오늘을 치석을 오랫동안 방치하다 염증이 생긴 강아지에 관해 이야기했는데요. 평소와 달리 반려견의 눈물자국이 점점 진해진다면 이빨과 잇몸 건강을 의심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잇몸 염증과 치통 때문에 눈시울이 축축해지는 걸 수도 있는데 그걸 몰랐다고 하니 뒤늦은 미안함이 밀려오네요.
대수롭잖게 넘기다가는 치석 제거 비용도 커지고, 발치 개수와 비용도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증가할 수 있으니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이라면 잘 참고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