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 작가의 아가미를 읽고 있어요. 숨 쉬는 게 힘들다고 느낀 분들이 있을까요? 세상과 단절된 듯한 느낌이 들 때 이 책 한 권 들고 아무 곳의 벤치에 앉아 차분히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아가미를 따라 한 호흡, 또 한 호흡…
구병모 작가의 장편소설 아가미를 읽고 있어요. 읽고 또 읽는데 마음이 답답한데 또 꼬인 매듭이 풀리는 것도 같아요.
숨은 쉬지만 잘 쉬어지지 않는 것 같은 순간들. 그때 아가미라는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을 검지로 점자책을 짚듯이 눈으로 따라가봐요.
남들은 다 잘 살아가는데 왜 나만 세상과 단절된 기분이 들까, 하는 순간들. 그때 전 누군가의 글을 보며 현실을 도피하고는 해요.
사귀던 사람과 이별했을 때, 가족의 문제로 상처를 받았을 때, 원하던 계획에서 멀어져 괴로워할 때 등 현실과 괴리되었을 때 잠시만이라도 마음은 정돈되는 기분이 들거든요.
아가미는 나와 같은 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처지가 비슷해 어쩌면 나에게서 ‘보통’이라는 수준의 것이 유린된 것 같은 삶이 사실은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책 같아요.
내가 아는 이들이 이 넓은 세상의 극소수 사람들일지라도 그들과 동등한 구석이 일면 있다는 무구한 위안도 갖게 하고 말이죠.
착각이면 어떻고, 최면이면 어떻습니까.
책이란 느낌을 통해 나를 헤집고 돌아보며 정화도 하게 해주니 오늘이 조금은 숨 쉬게끔 해주잖아요.
반짝이는 비늘을 지닌 채 아가미로 숨을 쉬는 인간 소년 곤처럼 남들과 다른 것 같아 상실감이 들 때,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듯해요.
어둔 호수에 빠져 죽어가던 중 아가미를 통해 숨을 쉬기 시작한 곤처럼 갖가지 어둠이 풍덩, 첨벙 빠져 죽음 같은 호수일라도 어쩌면 우리는 그와 같은 삶에서 언젠가 바닥을 발로 차고 빛을 향해 두 팔을 뻗어 숨을 제대로 쉬기 위한 수면 위로 당도할지도 몰라요.
그러한 내일의 나를 응원해요. 동질감을 느끼는 우리 모두를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