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에 뿌린 막걸리나 남겨둔 음식에 멧돼지가 신나게 이걸 한다?


명절이라서인지 야외 공원에 조성된 산소의 봉분 주위로 차례 음식을 남겨둔 곳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정성어린 마음이 멧돼지 방문을 부르는 길이란 걸 알고 계셨나요?

산소에 뿌린 막걸리나 남겨둔 음식에 멧돼지가 신나게 하는 행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떡과 과일, 전, 나물, 막걸리 등 음식에 멧돼지 봉분 훼손



조부모님 산소에 다녀왔는데요. 공원에 위치한 곳이라서인지 많은 분들이 이미 다녀가셨거나 오늘도 술과 음식을 들고 산소를 찾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십년 전쯤에는 할머니가 생전에 좋아하셨던 막걸리와 음식을 가지고 산소를 찾곤 했습니다.

생전 다하지 못한 도리를 조금이나마 채우려는 자기 위안에 가까운 행동이었죠. 어쨌거나 고인이 되신 분을 기리며 술과 음식을 놓는 건 뭐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일을 그만두고 꽃만을 준비해서 갑니다. 봉분이 훼손되는 일이 거듭 일어난 게 원인이었습니다.

너른 대지에 대규모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산소 주위에는 병풍처럼 예쁜 산세가 에워싸고 있었고 이곳에선 멧돼지가 자주 출몰한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술과 음식을 놓고 기도를 한 뒤 막걸리를 봉분 주위로 뿌리는 의식 자체가 이 멧돼지의 코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죠.

그러다 봉분이 훼손되는 게 눈에 띄자 저는 산소에서 더 이상 술을 뿌리지 않습니다.

오늘 둘러본 너른 산소에서는 곳곳에서 떡과 과일, 전, 나물 등이 일회용 접시에 고스란히 놓인 곳이 있는가 하면, 꼬막을 두고 간 곳도 있었습니다. 어떤 봉분 주위에는 네 조각으로 동강 낸 배가 나뒹굴고 있었죠.

그 남은 정성이 전 불안한 그림처럼 다가왔습니다. 과거 저희 할머니 봉분 앞부분은 멧돼지가 파헤친 때문인지 흙이 푹 꺼져버렸었거든요.

마치 그것처럼 술과 음식 냄새를 맡고 온 멧돼지가 혹여 봉분을 훼손할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산소 주위에는 술을 뿌리는 일은 한번쯤 고심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발효 냄새가 널리 진동하는 막걸리의 경우라면 더더욱 말이죠.

‘고수레’란 말이 있습니다. 음식을 먹기 전 주위로 음식을 던지는 건데, 수호신에게 바치거나 주위 동물들에게 음식을 나누어주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지역에 따라 ‘고시레’라고 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화복과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의 행위입니다.

고수레한 음식은 멧돼지나 각종 짐승의 맛난 식사가 되겠죠. 하지만 나아가 봉분 곳곳을 파헤치는 자극제가 된다는 점에서 되도록이면 차례 후 자리를 모두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 일회용 접시와 나무젓가락도 모두 수거해야 한다는 점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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