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내 용종이 발견돼서 제거해야 하는 분들 있으시죠? 처음이라면 떨리고 무서울 텐데요. 올해 초 건강검진 당시 발견한 용종을 사정상 최근 제거하면서 든 비용과 복통 증상 등 경험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앞서 수술 중 의료사고에 관한 포스팅도 해두었으니 참고해서 도움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수술 중 의료사고, 수술 기록지 등 입증에도 소송 아닌 분쟁조정 왜?
신촌 세브란스병원, 대장 용종 제거 수술 전 이거 놓치면 큰 일 난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가는 길, 새벽부터 비가 오더니 수술 당일 오전에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렸습니다.
가뜩이나 용종 제거 수술하러 가는데 날마저 궂으니 기분이 좀 가라앉더군요. 그러나 어쩔 도리가 없지요. 가족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병원 본관1 주차장으로 들어갔어요.
오전 10시께, 본관 주차장을 돌다 보니 1층에 몇 군데 정도는 자리가 있더라고요. 아래 주차장에는 자리가 더 나오지 않을까 싶었어요.
본관 주차장에 자리가 없을까봐 어떤 경우에는 암병원 주차장으로 가기도 하는데, 10시 전후라면 본관 쪽으로도 한 번 돌아봄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본관 4층 소화기내과를 찾아 올라갔습니다. 소화기병센터 내시경검사실 앞에는 검사와 수술이 목적인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 드디어 접수를 할 차례! 세상에,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가장 중요한 걸 놓친 나머지 수술 진행에 차질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병원 측에서는 간단한 용종 제거 수술이더라도 꼭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간호사는 ‘보호자 왔느냐, 언제 오느냐’ 하더니 보호자가 올 때 다시 와서 이야기하라고 했습니다.
수술 전에 보호자 확인이 되지 않고는 수술실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뜻처럼 보였습니다.
혹시 보호자에게 수술 전 전할 말이라도 있는 건지, 보호자 번호를 적어주었는데 곧 온다고 하는 말은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보호자가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차량 접촉사고가 난 나머지 좀 늦게 올라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전 일찌감치 접수를 마쳤음에도 마냥 대기 상태로 있어야 했어요.
그래도 기다리다 탈의실로 들어가 환자복을 갈아입었습니다. 안경과 지갑, 휴대폰 등 몸에 걸친 모든 것은 사물함에 넣어두고 나왔습니다.
보호자가 드디어 왔습니다. 마침 간호사가 얼른 들어오라며 호들갑이었습니다. 선생님 소리치고 난리 났다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좀 의아했습니다.
예약 시간 5분 정도 지났을까요. 평소 세브란스 병원 오면 예약한 시간보다 20분 이상 기다리는 건 예사였는데 제가 엄청나게 큰 실수를 했나 잠시 멍했죠.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다 마침 온 보호자에게 눈인사를 한 찰나인데, 간호사는 보호자냐고 한 마디 묻더니 제게 얼른 들어가야 한다고 채근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보호자에게 단 한 마디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물론 수술이니 보호자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압니다. 사후 전달해야 할 내용들도 있을 겁니다.
수술 예약 시간에 늦은 것도 아니고, 준비를 마친 그 5분 여 의사가 소리치고 난리 났다며 부산을 떠는 게 환자에게 과연 무슨 도움인지, 오히려 불안함만 더 가중시키는 태도에 좀 짜증이 나더군요.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의사 표정이 좋지 않더군요. 만면에 불편한 기색을 깐 채 이렇게 늦으시면 안 돼요, 나무라더군요.
마냥 기다리게만 하더니 막상 들어가서도 아이한테 훈계하듯 혼난 셈입니다.
하아. 기분이 더 나빠졌지만 의사 앞에서 수술 앞둔 환자는 을, 병, 정이니 뭐라 따지겠습니까. 그냥 네, 하고 말았습니다.
기분이 태도가 되면 안 된다는 말이 있죠.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면 더더욱 명심해야 하는 말일 겁니다.
이 말을 하는 건, 제 몸이 마취가 다 되지도 않은 시점인데 기구로 항문을 찌르는 게 느껴져서였니다.
“아아, 아파요.”
이건 아니다싶어 다급히 말하자 의사 손이 그제야 멈추더군요. 아무리 급하더라도 마취는 되고 나서 수술해야 하지 않나요?
황당한 기분이었지만, 저는 곧 의식을 잃었습니다.
용종 제거 수술 이후 복통 이유… 세브란스 내시경검사실 응급실 전화번호
보호자는 대기실에서 제 수술 관련 내용을 간호사로부터 전달받았다고 했습니다.
용종을 하나 제거했고, 복부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물과 음식은 4시간 후부터 가능하다는 점, 출혈이나 심한 복통, 혈변, 심한 어지럼증 등 증상이 있으면 정규 시간 내에는 내시경 검사실로, 정규 시간 아니면 응급실로 방문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증상으로 내원 시 조직검사를 하게 되면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건 건네준 ‘내시경 검사 후 주의사항’ 안내에 나와 있더군요.
참고로 내시경검사실과 응급실 전화번호가 필요하신 분은 아래에 적어둘 테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① 신촌 세브란스 병원 내시경검사실 전화번호
본관 : 02) 2228-5210
암병원 : 02) 2228-4720
② 내시경 검사실 운영시간
월 ~ 금 : 08:30 ~ 17:30
토요일 : 08:30 ~ 12:30
③ 신촌 세브란스 대표번호 : 1599-1004
④ 야간 응급진료센터 : 02) 2227-7777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보호자 말로는 제가 수술실에 들어간 지 40분 정도 돼서 대기실로 나왔다고 합니다.
용종을 제거했다는 다른 환자들의 경우 썩 멀쩡한 표정은 아니더라도 금세 걸어서 이곳을 빠져나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배가 너무 아팠습니다. 수술 중 공기 주입으로 인해 배가 아프거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는데 가스를 배출하면 낫다, 란 설명을 들었습니다. 쉽게 말해 방귀를 뀌란 말이죠.
저는 평소 엄살은 없는 편이고, 아프더라도 웬만하면 참고 마는 성격인데요. 이건 의자에 앉아서 허리를 펴기 어려울 정도로 배가 아픈 나머지 등이 딱 구부려졌어요.
아아, 하는 얕은 신음이 절로 나와 보호자 어깨에 기댄 채 새우등을 한 저를 본 간호사가 다가왔습니다. 회복실에서 누웠다 가겠느냐고 묻더군요.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통증이라 회복실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30분 정도 지나 마취도 어느 정도 깨고, 복부 통증도 조금은 나아진 듯했습니다. 순전히 기분이 그냥 그랬던 것 같습니다.
수술 후 5일 여 지난 시기, 그나마 나아진 상태에서 회상해 보면 그때 나아진 건 아니었습니다.
당일부터 3일여 배 당김 증상과 불편함이 계속되었고, 이로 인해 업무에도 자꾸 지장을 주어 쉬어야만 했거든요.
용종 다섯 개 떼 낸 우리 부모님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 시각 지켜본 환자 대부분이 1시 여 전후 멀쩡히 걸어 나간 걸, 왜 달랑 용종 하나 제거한 나만 이 정도 통증인가 싶었습니다.
이쯤 되자 수술 전후 관련된 사람들의 기분이 태도가 되어 내 몸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진실이 순전히 제 의심과는 다르기만을 바랍니다.
다행인 건 혈변이나 어지럼증은 없었다는 점, 복부 불편함도 점차 사라져서 먹는 거나 업무에 집중하는 것도 더 나아졌다는 거였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배에 힘주는 일은 좀 삼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운동이나 장거리 운전, 장거리 여행, 비행기 탑승, 등산, 배변 시 힘 많이 주는 행동은 일주일 간 금하라는 안내가 있는데 그 주의사항은 일주일여 더 지켜보려 합니다.
나아가 대형병원의 수술 시스템에 방해되지 않고, 내 건강에도 방해되지 않게끔 최소한 보호자 문제나 시간 약속 문제에서만큼은 더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용종 제거 수술 비용과 본인부담금은 얼마?
용종을 제거하는데 드는 비용이 궁금하신 분 있을 겁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용종을 제거하는 환자마다 증상과 수술 정도가 달라 금액이 달라질 거란 생각인데요.
저는 이날 용종 제거 전 투약 및 제조, 검사비 등으로 부담금 약 1600원, 처치 수술비 등으로 3만2천 원 정도를 냈습니다.
용종 제거 수술은 약 55만 원 정도 금액인데 공단 부담금이 약 52만 원 정도로 환자 부담이 크지는 않더라고요.
아마도 국가에서 보장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제 때 잘 받으면서 발견한 거라 의료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치며
오늘은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대장 용종 제거 수술 전 놓치면 큰일(?)인 보호자 동행 문제와 수술비용 등에 관해 전해드렸습니다.
수술을 앞둔 분이라면 가족 아닌 친구나 이웃이라도 꼭 보호자와 제 시간에 맞춰 동행하셔서 편안한 분위기와 마음가짐으로 치료 받으시기 바랍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아랫배 통증, 부정출혈… 자궁근종 수술하다 의료사고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