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자궁질환은 누구나 한번쯤 겪는 일 중 하나인데요. 자궁벽에 작은 혹이 생기는 일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에요. 그런데 아는 분이 근종 제거 수술을 받다가 의료사고를 당해 소송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배 아프고 부정출혈 증상… 자궁근종 수술하다 의료사고
지인이 최근 자궁경 수술을 하다가 의료사고를 당했습니다. 비교적 큰 축에 속한 근종을 아예 깔끔하게 제거하기로 결심한 뒤 병원에 들어가 수술한 지 얼마 안 돼 일어난 일이에요.
TV에서나 볼 법한 남의 가족, 남의 선배, 남의 친구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던 의료사고가 너무 가까이서 일어나 마음이 무겁습니다.
집도의는 근종 부위를 조금 깊이 제거한다는 게 그만–대동맥인가(?)-혈관을 건드린 모양인데, 찢어져서 과다출혈 상태가 되었다고 해요.
한동안 출혈 부위를 제대로 찾지 못해 위기가 지속되었고 환자 상태가 급속도로 패닉에 빠지고 말았어요.
오전 수술이 잡혀있던 의료진 일부가 바로 옆 수술방에 있었다고 하는데, 다행히 곧장 함께 문제의 지점을 찾는 대처가 이루어졌다고는 해요.
하지만 출혈 지점이 부어 있어서 봉합해도 터지고, 또 다시 묶어도 찢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무려 9시간 동안 수술이 이어졌다고 해요.
그 과정에서 CPR도 반복하면서 환자는 생사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고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병원 내부 관계자가 없었다면 상세한 내막을 알기가 어려웠을 텐데요. 지인의 가족 중 한 사람이 그 병원에서 일한 지 오래된 간호사거든요.
직접 가족 수술방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내막을 아는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알게 된 수술 당시 상황이라고 합니다.
수술 직후 인공호흡기를 단 채로 환자는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지인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합니다. 사실상 실수를 인정한 셈이죠.
함께 일한 병원의 일원이었다 하더라도 지인 가족은 집도의 앞에서 ‘괜찮다’란 말이 쉽사리 나올 리 만무했을 겁니다.
실제 가족은 그저 애통하게도 꾹 누른 얕은 숨만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가족. 사랑하는 사람이 의식을 잃는 상황은 얼마나 아플까요. 아마도 그 순간을 맞닥뜨릴 때 당황스러움 너머 심장 반 토막이 나는 듯한 고통이 몰려올 겁니다.
제발 의식만이라도 깨어나기를, 최선의 회복만이라도 바라야 하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아픕니다.
곁에 두기 정말 좋은 사람은 왜 꼭 더 아픈 것만 같을까
지인이 수술하던 날 전 건강검진을 하기로 한 날이었죠. 아침 일찍 점찍은 병원으로 향했어요.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단풍이 물들고 노란 은행이 짙고도 짙게 가을 정취를 밴 거리의 분위기. 더군다나 도로를 지나는 차들 주위로 플라타너스 이파리들이 사락사락 날리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계절이 바뀐 오전 공기를 새삼스레 느끼며 전 건강검진 과정 중에도 ‘왜 키는 줄어들고, 몸무게는 또 왜 늘었을까?’ 이런 시답잖은 의문을 품었더랬죠. 그 시각, 지인은 CPR까지 하며 생사를 넘나들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사람은 늘 사소한 변화 하나조차 퉁명스레 품곤 하는데 별안간 급습하는 죽음의 문턱은 너무 당혹스러워서 말이 안 나옵니다.
지인은 이튿날 늦게 의식이 돌아오긴 했는데요. 그 반가움도 잠시 오늘 새벽 다시 CPR을 해야 했습니다.
아… 의식이 돌아와 인공호흡기를 떼고 콧줄로 교체했다는 소식을 들어 마음을 쓸어내린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답니까.
아무래도 수혈하면서 수액을 함께 투여하는데 두 가지 모두 너무 무리하게 주입하다 보니 환자 심장에 무리가 간 게 아닌가, 의료진은 추측한다고 합니다.
심장 초음파를 찍어서 원인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볼 참이라고 하네요.
살면서 곁에 두기 정말 좋은 사람. 왜 꼭 그런 사람은 더 아픈 것만 같을까요.
지인 가족은 만의 하나 상황을 염두에 뒀는지 의료사고 소송 전문 변호사 아는 분이 있는지 물어왔습니다.
지인과 주위 한 다리 건너서라도 전문가를 수소문해 볼 참인데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아랫배 통증이 이따금 느껴진다면, 부정출혈이 의심된다면 꼭 병원을 가야합니다. 자궁 내 질환은 통증에 비교적 무뎌서 질환이 일부 진행된 후에야 고통의 무게가 머리에 전달된다고 하더라고요.
여자라면 최소 2년에 한 번은 꼭 건강보험공단 검진을 통해 자궁경부암 검사 등을 진행해서 자궁근종으로 인한 위험요소는 없는지 잘 살펴야겠습니다.
마치며
삶의 길에서 외딴 곳으로 부유하기에는 계절이 너무 좋습니다. 누워만 있기에는 가을이 황홀하게 다채롭거든요. 이 거리가 퇴색하기 전에 함께 걸어야죠.
사랑하는 그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