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종료로 인한 실직이나 그 외 부득이하게 퇴사한 예술인이라면 당장 생계가 걱정이에요. 다양한 분야 예술을 업으로 하면서 예술인증명이 된 분이면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단 사실 아시나요. 서초고용센터 방문기와 함께 알려드릴게요.
< 목차 >
Ⅰ. 예술인 실업급여란
Ⅱ. 예술인증명 시 혜택
Ⅲ. 예술인 실업급여 신청 자격
Ⅳ. 예술인 실업급여 신청 순서
1. 워크넷 가입
2. 워크넷 구직신청하기 (이력서 등록 또는 수정)
3. 수급자격 신청자 온라인 교육
4. 서초 고용센터 방문하기
Ⅴ. 마치며
Ⅰ. 예술인 실업급여란
일정한 시간 근무를 하면서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닌, 4대 보험을 받는 것도 아닌 예술인에게 실업급여는 남의 이야기로 들리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제는 예술인도 엄연히 실업급여 신청이 가능합니다.
저는 지난해 처음으로 예술인증명을 신청했는데요. 약 6개월 정도 지나니 증명이 되었다는 소식이 오더라고요. 너무 오래 걸린 감이 있지만 어쨌거나 예술인으로서 누릴 혜택이 있다고 하니 첫 단추부터 꿰어보잔 맘으로 등록을 마쳤습니다.
참고로, 예술인증명은 기초생활수급자 증명처럼 하나의 인정제도와 같습니다. 국가에서 시행 중인 복지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수급자 증명이 필요한 것처럼 예술인도 증명이 되어야만 대상이 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예술인증명 방법을 모르신다면 한국예술인복재단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등록하시고 다양한 혜택을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작품 계약을 하자마자 예술인증명을 신청했는데요. 예술인 고용보험이 들어가는 계약서를 체결했고 다달이 일정한 보수를 9개월 이상 받았기 때문에 향후 실업급여를 받는데 무리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예술인증명은 일정 기간 동안 참여한 작품에 내 이름 크레딧이 오르는 것처럼 공개 발표되어 증명이 가능한 경우, 작품 참여 수입이 발생해서 계좌 내역 증명이 가능한 경우라면 대부분 예술인 등록이 무난합니다.
Ⅱ. 예술인증명 시 혜택
① 예술인패스 – 전시, 공연 등 시설 입장료나 관람료를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② 창작준비금지원 – 최소 200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 창작준비금을 받을 수 있니다. (자세한 신청시기와 방법 등은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③ 예술인 산재보험 – 2012년 11월부터 장해, 부상, 질병, 사망 등 업무상 재해와 관련해 예술인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④ 예술인 국민연금 – 표준계약서 계약을 체결하거나 관련 교육을 이수한 예술인이면 국민연금 보험료 30~~50%를 지원받는 게 가능합니다.
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융자) – 생활고와 같은 어려움을 완화하고 창작활동매진의 기반이 되도록 2019년부터 생활안정자금과 전세자금대출이 지원되고 있습니다.
⑥ 예술인 의료비 지원 – 수술비, 입원비, 약제비 등 과도한 의료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가구원 소득이 85% 미만인 경우 1인 최대 300만 원까지 의료비가 지원됩니다.
이밖에도 예술인증명을 해두면 문화예술정책에 빠른 참여가 가능하고, 재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제도에서도 혜택 대상으로 신속처리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예술인들을 위한 재난지원금 정책이 시행되었을 때 관련 증명을 마친 이들이라면 빠른 접수가 가능했었습니다.
이밖에도 예술인심리상담과 자녀돌봄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으니 관련 사이트의 ‘지원’ 카테고리를 찾아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Ⅲ. 예술인 실업급여 신청 자격
자, 이제 예술인 실업급여가 궁금하실 텐데요. 이건 시행된 지 몇 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2020년 12월 10일부터 예술인을 고용보험 대상에 적용시키는 내용을 담은 개정 고용보험법이 시행됐거든요.
이직 전 24개월 안에 최소 9개월 이상 예술인 고용보험료를 납부했다면 120 ~ 270일간 구직급여(실업금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출산전후급여라면 90일까지 가능합니다.
저는 사실 계약이 종료된 지는 몇 개월 지났어요. 실업급여는 퇴사하고 바로 신청하는 게 좋다고 하는데요. 1년 안에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좀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앞날은 모르는 거라고 하지만, 몇 달 내 계약 및 보수성과 등을 기대할 게 없다는 게 비교적 명확한 편이어서 일종의 버티고 버티다 막바지에 열어보는 금고처럼 생각한 면이 있었습니다. 말하고 보니 슬프네요.
그런데 하마터면 신청기한이 지나 실업급여 몇 달치 분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신을 차리고 구직계획을 세우기로 했어요.
여름이라 덥다고 쓰러져 있으면 겨울엔 춥다고 얼어버리겠죠. 나를 죽이든가 녹이든가 둘 중 하나는 해야 꿈을 꾸지, 싶은 맘으로 심기일전! ‘한계’가 없는 미래를 ‘한 게’ 없는 오늘로 망치지는 말아야죠.
Ⅳ. 예술인 실업급여 신청 순서
예술인 실업급여 신청은 절차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워크넷과 고용센터 사이트 두 곳을 거쳐서 몇 가지만 신청하면 됐거든요. 그런 뒤 관할 고용센터에 방문 한 번 하면 끝입니다. 아래에서 과정을 공유해 드릴게요.
1. 워크넷 가입
아이디 가입한 뒤 로그인이 가능한데, 이후 금융인증서나 간편 인증 로그인을 더 해야 하더라고요. 로그인 절차를 두 번이나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방식이니 따르기로 합니다.
저는 아이디 가입 후 로그인 한 뒤 간편 인증 방법으로 ‘카카오톡’을 선택했어요. 이름, 핸드폰번호, 생년월일 등을 입력하고 전체동의 체크한 뒤 인증 요청을 누릅니다. 그런 다음 내 핸드폰 카카오톡을 확인해야 합니다.
카카오톡 지갑에 인증 요청 안내가 와 있는데요. ‘제3자 정보제공’ 동의 칸에 체크하고 인증하기 누르면 됩니다. 이후 비밀번호 6자리 입력하면 인증 완료입니다.
2. 워크넷 구직신청하기 (이력서 등록 또는 수정)
구직신청 등록을 해야 하는데요. 오른쪽 카테고리 바 아래 ‘마이페이지’ -> 왼편 카테고리 ‘워크넷 구직신청’ 누르고 내용 입력 –>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한 뒤 등록하니 끝났습니다.
3. 수급자격 신청자 온라인 교육
고용센터 홈페이지로 가서 회원가입을 한 뒤 수급자격 신청자 온라인 교육을 감상했어요. 고용센터에 직접 방문해서 교육장 내 동영상을 봐도 되지만 전 좀 번거롭더라고요. 집에서 편하게 보고가자 싶었죠.
온라인 교육 동영상은 9개 챕터로 나뉘었고, 대략 보는데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4. 서초 고용센터 방문하기
날이 덥고 습했는데요. 온라인으로 모든 신청을 마무리했으니 어차피 한 번은 가야할 곳 고용센터를 오늘 당장 가자 싶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서초역 부근에 있는 서초고용센터를 찾아갔어요. 정류장과 멀지 않았고, 서초사거리 도로변에 바로 위치해서 찾기 수월했어요.
건물 입구에 고용센터 각 층별 안내도가 붙었는데, 실업급여는 2층에서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안팎으로도 층별 안내가 돼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2층 엘리베이터 열리자마자 고용센터 유리문 입구가 보이는데요. 들어가서 오른편 번호표 뽑는 기계가 있었어요. 처음 신청하는 거라면 2번 창구, 그게 아니라면 7번 창구인 것 같더라고요.
저는 2번 창구에 제 번호가 뜨자 신분증부터 제시하니 퇴사 날짜를 물으시더라고요. 그런 뒤 ‘수급자격인정신청서’ 서류 2장을 작성해달라고 했어요. 뒷자리 여유 공간으로 가서 내용을 기입하고 다시 창구로 서류를 가져다주면 되었습니다.
직원은 서류를 확인한 뒤 A4 1장짜리 안내문을 주었는데요. 1차 실업인정일이 언제고 그 기간 안에 인터넷으로도 가능한 실업인정 교육을 반드시 수강해서 신청을 제출하라고 강조했어요.
취업카드는 곧바로 주지 않고 실업인정 마친 뒤 일주일 안에 등기로 발송된다고 했어요. 그렇게 모든 절차가 고용센터 도착한 지 20분 만에 처리되었습니다. 사실 이날 내부는 사람이 적어 한산했거든요. 고용센터는 월요일에 찾아가는 것도 좋을 듯해요.
Ⅳ. 마치며
돌아가는 길, 연극 공연 준비 중인 언니에게 연락했더니 부비동염이 한 달 째라며 코맹맹이 소릴 내더라고요. 이 기간 동안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는 건 어쩌면 다른 데 원인이 있을 지도 모른다며 의사가 CT를 찍어보자고 그랬대요.
최근 부비동염에 급체에 장염까지… 그럼에도 배우와 스탭 등 협업하는 분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없어 꾹 참으면서 고생고생 중인 거 생각하니 그 언니의 예술 의지가 참 안쓰러웠습니다.
저는 비록 예술인 계약 만료로 인해 실직자 상태지만 예술인증명을 발판삼아 서초고용센터에서 예술인 실업급여라도 신청할 수 있었던 게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집으로 들어가기 전 메가커피 매장에 들어가서 2시간 여 영화잡지를 보며 뇌가 춤추도록 아이스커피를 선물했답니다.
예술 활동에 한창이고 자격이 충분함에도 아직 실업급여나 출산전후급여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