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추리알장조림을 하려고 한창 준비하는데 갑자기 간장을 ‘조리다’인지 ‘졸이다’인지 맞춤법이 헷갈리는 거예요. ‘설거지’인지 ‘설겆이’인지 헷갈리던 때처럼 혼자 푹 웃음이 났는데요. 맞는 표현은 무엇인지 알아볼게요.
참고로 국립국어원에 의하면, 과거 ‘설겆이’란 단어가 쓰이기도 했지만 1988년 ‘설거지’가 표준어로 규정되었다고 합니다. 낫다와 낳다의 차이점에 관해서도 포스팅 해두었으니 참고바랍니다.
< 목차 >
Ⅰ. 조리다 졸이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
① 조리다 뜻
② 졸이다 뜻
Ⅱ. 마치며
Ⅰ. 조리다 졸이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잖아요.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여파로 경제가 휘청하는 중인데요. 이 때문인지 껑충 뛰어버린 장바구니 물가에 반찬 하나 사기도 너무 망설여져요.
어젠 마트에 가봤더니 어묵볶음과 진미채, 콩자반, 메추리알장조림 등 반찬마다 매겨놓은 가격이 어마어마했어요. 5천 원이면 살 수 있었던 것들도 만 원 가까이 될 정도라 혀를 내두르고 말았답니다.
돈을 아끼자는 맘으로 깐 메추리알 1kg 사다가 집에서 장조림을 하기로 했어요. 물 한 컵에 간장, 올리고당, 마늘, 꽈리고추 등을 넣고 끓여주었는데요.
뽀얗고 매끈매끈한 메추리알이 갈색으로 변해갈 때쯤 더 조려야 하나 궁금했어요. 그 순간 ‘조려야 하나’가 정수리에 콕 박혀 떠나질 않는 거예요.
‘조리다? 졸이다? 뭐가 맞는 말이었지?’
순간 우리말을 한창 배우는 시기의 초등학생이 된 것처럼 헛웃음이 나는 거예요. 휴대폰으로 국어사전을 검색해서 뜻을 알아보았습니다.
① 조리다 뜻
‘조리다’는 ‘양념한 고기나 생선, 채소 따위를 국물에 넣고 바짝 끓여서 양념이 배어들게 하다’란 뜻이었어요. 또 ‘식물의 열매나 뿌리, 줄기 따위를 꿀이나 설탕물 등에 넣고 계속 끓여서 단맛이 배어들게 하다’라는 의미였죠.
즉, ‘조리다’는 (국물 양을 줄여) 양념을 배게 하고, 단맛을 배게 하는 등 재료에 특정 국물이나 양념 등이 흡수되도록 하다라는 걸로 이해하면 되더라고요.
< 예문 >
고구마에 올리고당이 잘 배게끔 적당히 조렸다.
갈치조림은 국물을 바짝 조려야 생선이며 무에 양념이 고루 배어들어 맛있어.
고추장양념을 재둔 닭에 갖은 채소를 넣고 조렸더니 맛있는 닭볶음탕이 완성되었다.
육수를 너무 조리면 짜져.
② 졸이다 뜻
우리나라 국어사전 상 ‘졸이다’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었습니다.
- 첫째, ‘찌개, 국, 한약 따위의 물을 증발시켜 분량을 적어지게 하다’
- 둘째, ‘속을 태우다시피 초조해하다’
그러니까 ‘졸이다’는 첫 번째 의미로만 보자면, 물이나 국물 등의 양이 줄어지게 하는 걸 ‘졸이다’라고도 쓸 수 있더라고요.
즉, ‘조리다’와 ‘졸이다’ 모두 물을 점점 없애서 분량이 적어진다는 점은 일맥상통해요. 하지만 목적 면에서 ‘조리다’는 양념을 배게 한다는 것, ‘졸이다’는 물 분량을 줄어들게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걸로 기억하면 될 듯해요.
< 첫째 예문 >
국물떡볶이는 양념국물을 너무 졸이면 안 돼.
가스레인지 위의 냄비에 불을 켜놓고 깜빡한 나머지 국물이 바닥에 싹 다 졸아붙었어.
선배가 끓이는 터라, 라면 국물이 졸아들수록 면발은 붇고 내 심기도 부었다.
< 둘째 ‘속을 태우다시피 초조해하다’ 의미 예문 >
임용고시 삼수생이라 이번 결과가 나오기까지 내내 가슴 졸였다.
그녀에게 고백하고 답을 기다리는 일주일 내내 마음을 졸여야했다.
재계약을 앞두고 과연 성사 될지 알 수 없어서 초조한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내일 일에 가슴 졸이지 말고, 오늘 일에 몰두하는 게 낫다.
Ⅱ. 마치며
오늘은 조리다와 졸이다 맞춤법에 관해 알아보았는데요. 맞는 표현이 뭔지 헷갈릴 때는 양념이나 국물을 생각하면 될 듯해요. 조리다와 졸이다 모두 물이 줄어들게는 하지만 양념에 배게 할 때는 ‘조리다’, 양을 줄이는 게 목적이라면 ‘졸이다’로 말이죠.
저는 메추리알장조림을 만들면서 양념이 배게끔 잘 조렸는데요. 간장국물을 적당히 졸이면서 완성한 셈이죠. 여러분도 맛있는 반찬 곁들여 식사하세요.